저자 :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1819–1891)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젊은 시절 실제로 포경선에 탑승한 경험이 있어, 『모비딕』의 바다 묘사와 고래 사냥 장면에 깊이를 더함.
그의 작품은 존재, 광기, 자연, 인간의 소명 등에 대한 심오한 사유를 담고 있음.
생전에 상업적으로 큰 성공은 없었으나, 사후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음.


책 정보
원제: Moby-Dick; or, The Whale
출간: 1851년
장르: 모험 소설, 서사시적 소설, 심오한 철학적 알레고리, 고래학 백과사전적 요소 포함
길이: 매우 방대한 묘사와 고래에 대한 과학적 고찰을 포함하여 600쪽이 넘는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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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이야기의 화자는 **이슈메일(Ishmael)**이라는 선원으로, 그는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포경선에 승선하기로 결심한다.
이슈메일은 코코보코(또는 그와 비슷한 지역) 출신의 타투를 한 투창병 **퀴퀘그(Queequeg)**와 친구가 되어 함께 배에 오른다.
이들이 탄 배는 **페쿼드(Pequod)**라는 이름의 포경선이고, 선장은 **에이해브(Ahab)**라는 인물이다.
에이해브는 과거 흰색 향유고래 **모비딕(Moby Dick)**에게 다리를 잃은 뒤 강한 증오심과 집착을 품고 있으며, 이번 항해의 진짜 목적은 그 고래를 쫓아 복수하는 것이다.
배에는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선원들이 탑승해 있으며, 그들의 삶, 바다에서의 경험, 고래 사냥, 철학적 내면과 외적 사건이 교차된다.
여정 중 여러 고래를 사냥하는 에피소드, 다른 포경선과의 만남, 예언자 같은 인물(예: Fedallah)의 등장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다.
마침내 에이해브는 모비딕을 발견하고 3일간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첫날과 둘째 날 추격은 실패하거나 희생이 발생하고, 셋째 날에 에이해브는 고래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자신의 목숨을 잃는다.
페쿼드는 고래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고, 선원 대부분이 사망한다.
이야기를 전한 이슈메일만이 살아남아 **퀴퀘그의 관(coffin)**을 부양 수단으로 삼아 구조되어 생존자의 유일 증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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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 인간의 집착과 광기에 대한 무시무시한 은유
‘에이해브’ 선장은 단순히 고래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결핍을 고래에게 투사한다. 그의 집착은 인간이 자연에 맞서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광기를 보여준다. 이 부분이 매우 무섭고 동시에 매혹적이다.
●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색
책은 단순한 모험 소설이 아니라, 고래라는 거대한 자연 속 존재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 운명, 신성함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특히 고래의 압도적인 크기와 미지의 세계성은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상기시킨다.
● 다양한 인물과 삶의 모습
이슈메일, 퀴퀘그, 스타벅(First Mate), Fedallah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면서 각자 다른 인생관, 가치관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단일한 시점이 아니라, 복합적인 ‘인간 군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지식과 서사의 결합 — 백과사전적 소설
고래에 대한 과학적 지식, 포경 기술, 항해에 관한 설명이 매우 방대하게 포함되어 있어서, 읽는 도중 배에 타고 있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지식적인 부분이 많다면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 나에게 준 질문
나의 ‘고래’는 무엇인가? (집착, 상처, 목표 등)
그 목표를 쫓는 것이 나를 구원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자연과 나, 인간과 초자연적 존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종합적 감상
『모비딕』은 단순한 ‘고래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본성과 광기, 신념과 파괴, 자연과 운명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담은 대서사시다. 읽는 내내 위압감과 경외감이 공존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이 유지된다. 쉽게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생각날 때마다 꺼내 되새기고 토론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다.